외로울 줄 아는 것도 능력이다.

2016. 11. 23

상대방과 진심을 나누는 다락방 집밥지기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홍대 다락방, 자기성장심리연구소의 정경진입니다. 과거에는 커뮤니케이션, 의사소통 코칭을 했었는데, 석사 때부터 심리 상담을 공부한 것이 10년이 훌쩍 넘었네요.

평소에는 주로 어떤일을 하시나요.

개인 상담이나 집단상담을 많이 진행하고 가끔은 교육도 해요. 그런데 교육이라는 것이 일방적인 강의는 아니고 사랑, 자유, 정치 같은 테마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에요. 처음에는 제가 심리학과 철학을 아울러 이야기해드리고, 나머지 시간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그것들과 연결해보는 시간이라고 보시면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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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을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제 교육생 중에 한 분이 알려줬었는데 처음에는 흘려들었어요. 그런데 나중에, 상담하러 오셨던 분이 또 알려주시더라고요. 집밥 사이트에 가보니 이런 것을 사업화한다는 것이 무척 재미있었어요. 원래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는데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다가 심리상담 모임을 열었죠. 앞으로 100번은 채우고 싶어요!

모임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처음에는 돌아가면서 ‘요즘에 느끼는 감정’ 처럼 편안한 이야기를 해요. 그리고 나서 자신이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이야기를 하고 제가 피드백을 해드리는 방식이에요. 다른 참가자들도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지만 남에게 ‘조언’이나 ‘판단’하는 행위는 허락되지 않아요. 편안하게 정서적 지지만 해주시면, 발화자가 감춰두었던 이야기를 불쑥 털어놓을 수 있는 솔직한 시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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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의 가장 큰 특징이 무엇인가요?

우리가 사회를 살다보면 남을 의식하면서 무엇이든 ‘잘’ 하려고해요. 그런데 여기서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진실하지 못하거든요. 같은 맥락으로, 자기소개를 한다던지 사진을 찍는 행위를 못하게 한다는 점이 제 모임의 가장 큰 특징인 것 같아요.

나를 공개하며 느끼는 카타르시스

모임을 통해 참가자들이 경험할 수 있는 것?

첫 번째는 자기공개에요. 불특정 다수에게 한번도 말해보지 않았던 자신을 공개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죠. 둘째는 타인의 말에 반응하는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각성할 수 다는 점이에요. 세 번째는 의사소통의 방법을 알 수 있죠. 불편한 이야기를 꺼내는 법, 공격적으로 대하지 않으면서 관계를 회복하는 법 등을 배울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인생에 대한 통찰력을 배울 수 있죠.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다 얻을 수는 없지만 이 모임이 계기이자 시발점이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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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편히 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점이 무엇인가요?

불교에 탐진치라는 말이 있어요. 탐(貪)은 욕심이고 진(瞋)은 분노, 치(痴)는 무지에요. 이것들이 정당한 것인지, 지나치지는 않은지 생각해보고 지나치다면 조절을 해야죠. 그렇게 하면 마음이 조금은 고요해지지 않을까요?

가장 기억에 남는 모임 참가자가 누구인가요?

선택하기가 어렵네요. 모든 사람이 한 분, 한 분 기억에 남아요. 그럴 수밖에 없어요. 오랜 시간 만나야 기억날 수도 있지만 짧게나마 ‘진심’을 나눴을 때에도 희열이 있거든요. 더욱이 모임 참가자들의 말을 통해서 나를 돌아보기도 하죠. 결국, 그 사람들 각각이 다 저의 한 부분이고 모습이기 때문에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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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모임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제 모임은 여행이에요. 자기 생각, 감정을 탐색하고 발견하는 여행이죠. 나도 알고 남도 아는 내가 있고. 나는 아는데 남은 모르는 내가 있고, 남은 아는데, 나만 모르는 내가 있어요. 내 이야기를 털어놓음으로써 이 세 가지를 골고루 경험해볼 수 있는 여행입니다.

겨울입니다. 힘들고 외로운 집밥 회원들에게 힘이되는 말씀 부탁드려요.

두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첫째, 분노를 피하지 말고 분노하라. 단, ‘건강한 방식으로.’ 힘들 때 분노감을 느끼면, 분출해야만 털어낼 수 있죠. 둘째, 외로울 줄 아는 것도 능력입니다. 외로움은 본래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당연한 감정이에요. 외로움을 피하려 하지 말고 외로워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혼란스러운 정국에 모두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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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을 채워주는 지기들의 수다는 공유서울과 함께하며 12월까지 이어집니다. (글: 유기/사진: 유기, 본인제공)